가톨릭 교회는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영향력과 신뢰를 가진 종교 단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성 학대 사건과 같은 심각한 내부 문제들이 드러나면서, 교회는 심각한 신뢰 위기에 처했습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려는 노력보다는, 언론과 정치적 영향력을 동원해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행태는 교회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더욱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습니다.
교회와 연계된 언론은 문제를 덮는 도구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바티칸의 공식 신문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성 학대 사건에 대한 심층 보도를 거의 하지 않으며, 교회의 긍정적인 활동만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가톨릭신문과 가톨릭평화방송 등 교회 관련 매체들이 주로 교회의 이미지 개선에만 초점을 맞추며, 성 학대 사건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보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는 언론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고, 권력의 은폐를 돕는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을 만합니다.
정치적 영향력 또한 교회의 문제 은폐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아일랜드와 포르투갈과 같은 전통적으로 가톨릭의 영향력이 강한 국가에서는 성 학대 사건의 조사가 의도적으로 지연되거나 방해받은 사례가 드러났습니다. 아일랜드에서는 수십 년간 성 학대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정치적 연계와 교회의 방어적 태도 때문에 오랜 기간 침묵 속에 묻혀 있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도 세계청년대회와 같은 대규모 행사가 교회의 문제를 덮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피해자 지지 단체가 “포르투갈에서 4800명 이상의 어린이가 가톨릭 교회에서 성 학대 피해를 입었다”는 메시지를 광고로 알렸지만, 교회는 이를 충분히 직시하지 않고 오히려 축제의 성공만을 강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성 학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약속했던 기림비 건립조차 최근에 백지화된 것은 교회가 여전히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언론과 정치적 네트워크의 활용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교회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진실이 은폐되고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환경은 교회의 도덕적 권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며, 신자와 대중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이제라도 문제를 직면해야 합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구조적 개혁을 통해 스스로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언론과 정치적 권력을 통해 문제를 덮으려는 태도는 단기적으로는 비판을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큰 비난과 도덕적 파탄을 초래할 뿐입니다. 진정한 변화는 외면이나 회피가 아니라, 진실을 마주하고 책임을 다하는 데서 시작될 것입니다. 현재의 태도로는 신뢰 회복은커녕 더욱 큰 비난과 도덕적 붕괴를 불러올 가능성이 큽니다.